박용만 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전 두산그룹 회장·사진)이 두산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경영 일선을 떠나 봉사와 소외계층 구호사업 등에 전념하기로 했다. 아들인 박서원 오리콤 부사장, 박재원 두산중공업 상무도 그룹을 떠나 독립한다.
박 전 회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의 퇴진 소식을 알렸다. 그는 “연초 공언한 대로 그룹의 모든 자리를 떠나기로 했다”며 “실무를 떠난 지는 오래됐고 상징적 존재로 있던 자리까지 모두 떠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렇게 두산을 떠나는 것이니 독립”이라며 “이제부터는 그늘에 있는 사람들을 더 돌보고 사회에 좋은 일 하며 살아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두산 관계자는 “박 전 회장은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이후 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하겠다고 계속 얘기해 왔다”며 “매각 이후 경영 실무는 관여하지 않았고, 이번에 자연스럽게 사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016년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지만 두산인프라코어 회장직은 유지했다. 하지만 회사가 현대중공업그룹에 매각되면서 자리도 내려놓게 됐다는 설명이다. 올 3월 대한상의 회장 임기도 끝나면서 공식 직책은 두산경영연구원 회장직만 남았다.
크리에이티브 콘텐츠 분야 전문가로 활동 중인 장남 박 부사장은 그룹을 통해 낸 입장문에서 “관련 업계에서 유망 회사를 육성하는 일에 관여하고 있었다”며 “본격적으로 관련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차남 박 상무는 두산인프라코어 재직 때 설립한 벤처캐피털을 통해 스타트업 투자 사업을 한다고 전했다.
박 전 회장이 두산그룹에서 떠나지만, 지분은 계속 보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사인 ㈜두산은 박정원 회장 등 특수관계인이 지분 47.23%를 보유하고 있다. 두산은 전통적으로 오너 일가의 공동 소유 방식으로 경영권이 승계되고 있다. 박 회장이 7.4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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